자그마한 붉은 새가 창가에 포르르 날아와 지저귀자, 그와 마찬가지로 붉은 머리를 한 이가 밝게 웃었다.
“어머, 그러니? 꺄르르-”
그러곤 필기구를 집어들어, 탁자에 올려진 종이에 간단하게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성된 글은 보통 둘 중 하나였다. 적당한 살이 붙고 이야기로 만들어져 세상 곳곳에 널리 퍼지거나, 혹은 그의 가슴 속 소중한 자산으로 남거나. 그 가치를 결정하는 이는 오롯이 그 자신이었다.
“얘, 그러면 또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니? 응. 범국부터 시작해 볼까?”
그러자 작은 새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곤 다시 시끄럽게 조잘대었다.
“현 종합지수 천팔백오십! 아니, 천팔백?! 계속 떨어진다!”
“당장 시장가로 전량 매도해! 긴급정시까지 백이십!”
전화 소리와 타자 소리가 난무하는 범국의 중앙주식거래소. 평소에는 기회가 넘쳐나는 푸른 바다와도 같다 하여 청해라는 이명으로도 불리던 곳이건만, 근래 들어서는 전광판을 가득 메운 우하향의 청색 화살표와 하한가라는 청색 글씨가 이름의 어원이 아니냐는 눈물겨운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